“통일 15년, 독일 경제 암울하다”

작성자
경향신문
작성일
2006-09-15 00:00
조회
2625
“통일 15년, 독일 경제 암울하다”

[경향신문 2006-09-15 18:48]


“1991년 10월3일 독일 통일이 이뤄졌을 때 나는 통합과정이 성공적일 것이며, 통합된 독일경제가 활기차게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임을 자신했습니다. 통일된 지 15년이 지난 오늘 독일 경제를 암울하다고 묘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독일의 5현자(賢者)’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위르겐 동게스 박사는 15일 세계경제연구원과 무역협회 주관으로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통일 이후 독일경제 침체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통일 이후의 독일 경제에 대해 어두운 그림을 그렸다.

다년간 세계은행, OECD, 유럽연합 등에 자문해 온 동게스 박사는 “세계화의 흐름에 편입된 독일 경제는 값싼 노동력의 유입에 의해 위협받고 있으며, 자본이동성의 증가로 인해 국내자본의 국외유출(오프쇼링)과 아웃소싱 등으로 국민은 실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게스 박사는 “대부분의 독일인은 세계화와 인터넷 시대에 살면서도 시장경제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려 들지 않는다”면서 “현재의 광범위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경제성장이 필요하고 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한데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정치 지도자들은 대폭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게스 박사는 “통일이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논란에 대해 “통일 비용이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많았다”면서 “지난 10년간 연평균 7백50억 유로가 투입됐고, 이것은 서독 GDP의 4%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통일 비용이 줄어들 조짐이 없으며 이 때문에 국채가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게스 박사는 “정치인들이 지난 15년간 꼭 필요한 구조적 개혁을 단행했더라면 독일 경제가 현재보다 더 나았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설원태기자 solw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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