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 제재에 매우 신중할 것"

작성자
연합뉴스
작성일
2006-10-12 00:00
조회
2717
중국 북 제재에 매우 신중할 것"

"햇볕정책 긍정적..교류 단절 바람직하지 않아"

-장연링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장-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중국 최고 학술기관이자 정책 '씽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의 장연링 아.태연구소장은 12일 "중국이 북한 제재에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한국 햇볕정책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도 북한과의 교류가 끊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동아시아 FTA 가능한가'를 주제로 강연한 뒤 기자로부터 북핵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장 소장은 우선 북한의 핵실험 진위에 대한 중국 내부 시각을 묻자 "우리 모두 실험이 진짜인지 절반만 진짜인지 등의 문제를 가리기 위해서는 정보 수집이 더 필요하다"며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분명히 실험이 있었고, 얼마나 더 추가적 실험이 시도될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그 어느 나라 보다 강력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며 "(이번 사태는)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줄 문제"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북한 제재 수위와 관련해서는 "유엔(UN) 중국 대표는 이미 중국 정부가 UN의 제재 조치를 지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개인적으로 유엔의 조치가 대단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며 "UN 헌장 7조를 보면 어떤 조치를 선택하는 조건이 나와있으므로 중국은 이런 점에서 매우 신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북한 정권의 교체가 없는 한 강제적 제재만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시킬 수 없는만큼, 중국은 한 가지 조치가 아니라 여러 조치를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정부가 강경과 회유책을 함께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장 소장은 특히 군사적 제재 움직임과 미국의 현 대북 정책에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군사적 조치를 취하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뒤따를 수 있으므로 면밀히 결과를 계산해야 한다"며 "북한이 보복에 나선다면 첫번째 대상은 남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이라며 "미국이 대북 정책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변하지 않으면 대책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 소장은 현 상황에서 관련국들이 공조해 우선 북한을 6자 회담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우선이며, 그 다음 단계에서야 핵무기 포기 압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국의 햇볕정책(포용정책)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지난 수년간 한반도는 평화적 시기를 가졌고, 그런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북한에 많은 지원을 하고도 결국 얻은 것이 없다"면서도 "현실을 인정하돼 모든 통로를 단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교류는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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