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과 FTA 놓치지 말아야"

작성자
연합뉴스
작성일
2006-09-21 00:00
조회
2342
"한국, 미국과 FTA 놓치지 말아야"

[연합뉴스 2006-09-21 10:10]

한국 고령화 문제 대책 시급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21일 우리나라에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국의 가장 시급한 정책 현안으로 고령화 문제를 꼽았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멕시코 전직 관료로서 FTA 등 한국의 정책 현안에 대해 조언해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작은 나라 입장에서 큰 나라와의 FTA가 두려운 것이 사실이며 농업 등 민감한 문제도 많을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이 매우 큰 시장이므로 한국은 FTA로 늘어나는 수입보다 더 많은 수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례로 자신의 조국 멕시코의 수출이 NAFTA 가입 이후 5배로 늘고, 특히 제조업 분야의 수출이 10배로 급증한 사실을 소개했다.

구리아 총장은 이어 "과거 멕시코가 미국과 NAFTA를 체결할 당시보다 전 세계적으로 FTA가 너무 많아져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미국과 FTA를 체결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며 "열심히 협상하길 바라고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의 빠른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 등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가 고령화 문제 해소와 이와 관련된 사회안전망 확충에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리아 총장은 "현 추세대로 인구는 계속 감소하는데 경제 규모가 커지면 앞으로 큰 재정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외국인 이민이나 이주노동자 등을 활용한 노동력 대체 방법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고도 성장을 유지하고 수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인재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노동 경직성, 시장진입 등 생산부문 규제, 환경 문제, 에너지 과다소비 문제 등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리아 총장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다소 낮아지겠지만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15~18개월 동안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금리 상승과 함께 주택경기가 하강하더라도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고, 일본과 유럽연합(EU)의 회복세와 중국과 인도의 8~10% 고속 성장도 이어질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세계경제의 잠재적 위험요인으로는 유가와 경제불균형, 보호주의 등이 거론됐다.

유가는 최근 안정적이지만 이란.아프가니스탄 생산시설 파괴 등의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라도 배럴당 5~10달러씩 오를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막대한 경상.재정 적자를 아시아 국가들이 풍부한 저축과 외환보유액으로 메우고 있는 '불균형' 상황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고 그는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도하라운드 대화가 중단돼 자유 무역의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세계 각국이 자국의 철강.에너지.항만 등에 대한 외국의 투자를 '전략산업'이라는 이유로 막는 보호주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계심을 내비쳤다.

또 구리아 총장은 OECD 회원 확대를 위해 중국과 인도 등 여러 비회원국에 대해 규제 문제, 지배구조 문제 등의 측면에서 가입 조건을 갖췄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shk999@yna.co.kr

(끝)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