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문가 페샤라키 박사 "정유시설 무분별 확충 말라"

작성자
한국경제
작성일
2006-11-09 00:00
조회
3092
에너지 전문가 페샤라키 박사 "정유시설 무분별 확충 말라"

[한국경제 2006-11-09 17:41]

미국의 석유·가스 전문 컨설팅사인 팩츠(FACTS)의 대표이자 세계적 에너지 전문가인 페레이던 페샤라키 박사가 "한국이 정유 시설을 무분별하게 늘리고 있다"며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이 석유 수출국이 되려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라고 9일 말했다.
페샤라키 박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특강을 통해 "2010~2012년이 되면 한국의 원유 정제 능력은 현재의 두 배가 되지만 한국 내 석유 소비량은 올해부터 줄어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페샤라키 박사는 "장기적 전망 없이 정유 시설만 늘리면 한국의 정유업체들은 남는 제품을 수출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며 한국의 무분별한 정유시설 확충을 경계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어 40달러 선인 저유가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도 유가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인 배럴당 78달러보다는 낮은 55~65달러 선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페샤라키 박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끊어져 생산 여력이 충분치 않은 데 비해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어 원유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진단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수요국 증가와 원유가 인상 등으로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페샤라키 박사는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도 미국의 유노칼을 인수하려 했던 중국처럼 100억달러 안팎의 정유업체를 인수하는 게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