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FTA, 한국의 농업 양보 요구로 정체

작성자
연합뉴스
작성일
2006-06-20 00:00
조회
2405
"한일FTA, 한국의 농업 양보 요구로 정체"

[연합뉴스 2006-06-20 10:33]

주한 日대사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오시마 쇼타로(大島 正太郞) 주한 일본대사는 20일 현재 한국과 일본의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는 것은 한국측이 무리하게 처음부터 농업부문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치적 입장, 역사 인식 등 여러 차이로 인해 당장 동아시아가 기능적 경제 협력 차원을 넘어 정치적 공동체로 발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오시마 대사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초청 강연회에서 "1년반 전 한일 FTA 협상팀이 의견을 교환할 때 한국이 우리의 농업부문 양보가 너무 적다고 주장한 뒤 논의가 결렬됐다"며 "민감한 농업부문에서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말고 한국측은 일단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멕시코와의 FTA 체결 과정에서 오렌지쥬스와 돼지고기 두 농산품이 쟁점이 됐으나 장관급 협상을 통해 결국 일본이 이 품목에 대해 시장을 개방했다"며 "(한국과의 FTA에서도) 협상이 어느 단계에 이르면 양보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시마 대사는 한일FTA 뿐 아니라 한미FTA도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지역 통합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과 미국의 경우 지난 20~30년간의 무역 회담을 통해 이미 경제연대협정(EPA) 수준의 개방을 이룬만큼 한미FTA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후 한.미.일 3자간 FTA나 EPA 구축도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오시마 대사는 동아시아 지역이 FTA 등을 통해 경제 협력을 계속 강화하더라도 정치적 공동체에까지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유럽연합(EU)과 비교하기도 하지만 두 지역의 상황에는 차이가 많다"며 "현재 동아시아 국가들은 정치적 입장이 다르고 경제수준의 격차도 매우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협력을 함께 얘기함으로써 자칫 경제 협력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과 장점까지도 잃을 수 있다"며 "동아시아 협력에서 경제와 정치는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오시마 대사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입장을 묻는 질문에 "1947년 평화주의.국제협력.민주주의 등의 원칙을 담아 헌법을 제정한 이후의 일본 역사를 봐달라"며 "일본은 매우 민주적이고 상식적인, 균형잡힌 사회며 몇몇 사람들이 이 원칙과 다른 얘기를 하고 있지만 이는 일본 전체의 의견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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