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영기법 세계 평준화 고성장 위해 노동시간 늘려야”

작성자
동아일보
작성일
2006-05-14 00:00
조회
5070
“기술-경영기법 세계 평준화 고성장 위해 노동시간 늘려야”


“기술이나 경영 기법이 비슷한 지금은 일하는 시간이 성장률을 결정합니다. 고성장을 위해서는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합니다.”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인 기 소르망(사진) 파리정치대 교수는 14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경제성장의 관건은 노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소르망 교수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미래기획위원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유럽의 경기침체는 1980년대 초 복지정책의 강화에서 비롯됐다”며 “당시 프랑스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은퇴자나 공무원들이 경제 개혁을 거부했기 때문에 프랑스의 경제 후퇴는 불가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나 영국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성공한 리더로 인정받는 것은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잘 설득했기 때문”이라며 “시장경제에 찬성한다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왜 필요한지 국민에게 끊임없이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르망 교수는 최근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예로 들며 “지도자는 명확한 정치적 어젠다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약속했기 때문에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었다”면서 “정치적 지향점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르망 교수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기획위원회 첫 회의에서 ‘한국의 국가브랜드 제고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이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면 조세 인하와 노동시장 유연화, 양질의 교육 등이 필요하다”며 “급속한 복지국가로 옮겨가거나 자기만족에 빠져 과거의 방식을 되풀이한다면 성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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