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구제 양보안하면 FTA 무의미"<후카가와>

작성자
연합뉴스
작성일
2007-02-13 00:00
조회
2519
美 무역구제 양보안하면 FTA 무의미"<후카가와>
[연합뉴스 2007-02-13 10:57]


"美처럼 요구많은 이기적 상대는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 경제학자인 후카가와 유키코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13일 "미국이 무역구제 분야에서 양보를 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역통합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한미FTA와 관련, "일본은 미국과 한국의 FTA가 그대로 일본에 다가올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한국이 먼저 미국과 FTA에 나서면서 스스로 실험장이 돼주는 셈이라 일본은 한미FTA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미FTA에 관한 논의는 옛날부터 있었는데, 한미FTA를 지켜보고 만약 미국이 무역구제 분야에 서 한국에 잘 해주면 일본도 FTA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실해 질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무역구제 분야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면 농업이나 서비스업 부문 등에서 공세를 받아야 할텐데 그렇다면 미국과 FTA로 얻을 게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비스업 부문과 관련, 일본 금융회사 특히 보험회사들은 미국에 진출하려는 욕구는 있지만, 미국은 연방제이기 때문에 주마다 규정이 다른 한계가 있다"면서 "미국이 FTA 때문에 연방제를 바꾸겠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미FTA가 무역구제에서 뭔가 좀 성과가 있지 않으면 일본은 미국과 FTA에 나서기 보다는 말로만 전략적인 미일 동맹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다만 일본과 대표적 소고기 수출국인 호주간 FTA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미국이 소고기 문제를 빌미로 FTA를 하자는 공세를 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FTA에서 미국처럼 요구가 많은 이기적인 상대방은 없다"면서 "한국이 일본이나 중국에 앞서 미국과 FTA를 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틀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어떻게 하면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가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기 때문에 가장 일자리가 생길 수 있게 하는 국가와 FTA를 해야 한다"면서 "따라서 미국과 이왕 협상을 시작했다면 서비스 부문에 협상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엔화의 약세와 관련, "일본의 소비가 회복되면 올해 중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해 엔화 약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일 정부 당국간 원.엔을 직접 교역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극단적 변동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최근 한국경제에 대해 "IMF 위기를 맞았던 한국은 어쩔 수 없이 미국식 개혁을 추진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로 인해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드러났다"면서 "일본의 경우 빨리 개혁을 하지 못하는 점이 비판을 받았지만 일본식으로 그럭저럭 가고 있는 덕분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외국사례를 따라하기 보다는 자생적 성장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부동산이 잘된다 하지만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가 한국경제에 상당히 큰 문제"라며 "일본 경험도 있지만, 부동산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끝)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