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이비드 엘던 두바이 금융센터 회장 "한국, 亞금융허브 아직 멀었다"

작성자
한국경제
작성일
2007-06-12 00:00
조회
4823
[인터뷰] 데이비드 엘던 두바이 금융센터 회장 "한국, 亞금융허브 아직 멀었다"

입력시각 : 2007-06-12 17:47


"한국은 아시아 금융허브라는 목표까지 가는 길에 절반 정도 와 있다고 봅니다.

충분한 잠재력이 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외국인 투자에 배타적인 태도가 걸림돌입니다."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세계화시대의 한국 금융산업' 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데이비드 엘던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회장(전 HSBC회장)은 세계화 성공의 기본은 △열린 태도 △브랜드 △경쟁력 3가지를 꼽으면서 한국도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선 이 같은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던 회장은 "한국이 지리적인 측면에서는 중동의 두바이와 마찬가지로 금융허브가 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의 최고 경제 대국인 일본과 앞으로 대국이 될 중국 사이에 있기 때문에 그들의 경제규모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을 다 잘하려 하지 말고 몇 가지 분야를 특화,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이 채권시장이든 자산운용이든 어떤 분야가 될지는 한국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한국사회에 퍼져 있는 반외자 정서라고 주장했다.

엘던 회장은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의 투자환경이 외국에 열려 있다고 하지만 밖에서 볼 때는 혼란스럽고 실제로도 한국은 여전히 사업하기 힘든 나라"라고 지적했다.

그는 두바이가 금융허브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도 두바이 사람들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열망과 외국인에 대한 열린 태도라고 강조했다.

"두바이는 오일달러가 집중되는 지역에 있고 동서 글로벌 금융센터들 사이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외국인 자본과 투자에 완전히 오픈돼 있다"며 "두바이 금융센터에 있는 외국 은행은 그들의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고 외국자본이 100% 소유에 대한 규제도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화에 성공하기 위해선 열린 태도뿐 아니라 브랜드와 경쟁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HSBC도 하나의 통일된 브랜드를 만들 때까지는 '헬로 키티'보다도 덜 유명했습니다.

한국도 '주식회사 한국'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엘던 회장은 또 "한국의 경쟁력은 금융부분 자유화 속도와 폭에 달려 있다"며 "단지 비용이 적게 든다고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고 상품 제공 등 모든 면에서 다른 경쟁국들에 앞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뱅킹인 HSBC은행의 전 회장이기도 했던 엘던 회장은 최근 앞다퉈 해외로 진출을 꾀하고 있는 국내 은행들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새로운 시장에 들어갈 땐 긴 안목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충분한 자본과 인적자본 등을 갖춘 뒤 들어가야 하며 처음부터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는 두바이의 금융특구로 2004년 문을 열었다.

중동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유수 금융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박성완/황경남 기자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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