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HSBC 회장 "한국경제는 진정 외국인을 원하나"

작성자
연합뉴스
작성일
2007-06-12 00:00
조회
2356
前 HSBC 회장 "한국경제는 진정 외국인을 원하나"

[연합뉴스 2007-06-12 16:33]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HSBC회장을 지낸 데이비드 엘든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회장은 12일 "한국은 여전히 외국인의 경제참여를 전적으로 환영하기 보다는 우물쭈물하는 듯한 인식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계화 시대의 한국 금융산업'이라는 주제의 국제금융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한국에서는 여전히 외국인을 가르는(차별하는) 태도가 우세하다"면서 "파이낸셜 타임스가 지적했듯이 한국에서 외국자본은 원하지만, 외국인 자본은 원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HSBC와 두바이가 성공한 비결은 세계화로 인한 기회를 끌어안고자 하는 자발성"이라며 "그러나 한국은 세계화에 대해 혼재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엘든 회장은 "한국의 고위 관료들은 한국경제의 개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하면서 외국자본 유치에 적극적이고 자유무역협정에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외국인의 경제참여를 전적으로 환영하지 않고 있다는 듯한 인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외국인의 경제참여에 대해 우물쭈물하다는 인식은 한국정부가 한국 회사들에게 외국인 경쟁자에 저항하기 위해 연합하도록 재촉했다는 것이 보도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면서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반면, 한국 투자자들은 손실을 본다고 한국관료들이 언급했다는 점도 이런 인식을 굳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화 시대에 한국은 대외적으로 지나치게 내부만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여서는 안된다"면서 "이는 너무 좁고 방어적인 시각이어서 장기적 경제발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엘든 회장은 "한국의 경쟁력은 결코 낮은 비용에 있지 않다"면서 "금융분야의 자유화 속도와 범위, 한국의 은행들이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지 여부 등이 향후 경쟁력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특히 서울은 현재 일본과 중국 사이에 있다는 지정학적인 축복을 받았다"면서 "문제는 한국이 이런 기회를 꽉 붙들 수 있을 지 여부"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 부원장은 이 날 콘퍼런스에서 `자본시장통합법을 통한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개혁'과 관련, "자통법 제정의 핵심 목표는 금융해결사 역할을 하는 한국형 투자은행의 육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통법 제정으로 인해 가장 큰 혜택을 향유할 수 있는 분야는 파생상품 시장 분야이며 자통법을 통해 한국형 투자은행인 금융투자회사가 설립되면 해외기업 인수를 위한 사모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해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자통법이 실질적으로 목표 달성을 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금융혁신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시대의 은행경영 전략'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의 주요 재무지표는 선진은행보다 우월하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변동성이 높고 개선추세가 지속될 지는 다소 의문시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배구조나 성과중심의 문화, 조직구조 등의 측면에서 소프트웨어 개혁이 추진되고 있지만, 선진금융회사와 비교할 때 이같은 무형자산의 경쟁력 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향후 은행들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질 경영,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 높이기, 상시적 구조조정 체제 운영, 가시적인 소프트웨어 개혁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 선진금융회사로 도약해야 한다"면서 "감독당국은 시장원리에 따른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은행의 질적 향상을 촉구하는 한편, 시장친화적인 감독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yulsid@yna.co.kr

(끝)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