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21세기도 미국의 세기가 될 것이다.”

작성자
조선일보
작성일
2007-10-05 00:00
조회
3925

“그래도 21세기는 미국의 세기”
▲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21세기도 미국의 세기가 될 것이다.”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Guy Sorman·63)은 미국의 힘은 ‘제도화된 경쟁과 혁신’에서 나온다며 “통합된 유럽이나 ‘떠오르는’ 중국도 당분간 적수가 못 된다”고 주장했다. 세계경제연구원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Schumpeter·1883~1950)가 말한 ‘창조를 위한 파괴(destructive creation)’를 통해 끝없이 혁신하는 나라”라고 규정했다. 그는 “미 경제 활력의 요체는 역설적이게도 파산법”이라며, “대기업도 경쟁력을 잃으면 가차없이 문닫고, 새로운 이윤을 낳는 기업의 창출이 이어지면서 역동성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치와 경제의 분리 ▲낮은 세금 ▲유연한 노동시장 ?높은 에너지효율과 생산성 ▲세계기축통화인 달러 사용 등을 미국 우위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특히 미국 대학을 ‘경쟁력의 엔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비가 연 5만불이나 되는데도 전 세계 인재들이 미국 대학으로 모여든다”면서 “대학 간 경쟁과 교수들 간의 경쟁이 혁신을 낳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잃고 있다는 분석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미국 문화를 즐기고 영어를 배우며 미국으로 간다. 미국 캠퍼스에는 3분의 1이 외국인이고 미국 학위는 어디서나 인정받는다. 이런 것이 영향력”이라는 진단이다. 반면 ‘차이나 위협론’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고속성장은 ‘유례없는 규모’ 외에 특별한 게 없다. 크기가 강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며, ‘과장’의 근거로 ▲미래 성장을 뒷받침할 독립적 금융 기관·사법 제도의 미비 ▲세계 수준에 미달하는 대학 ▲불투명·불안정한 정치적 미래를 꼽았다. 그는 최근 유럽의 리더십 교체의 배경도 미국에 뒤진 생산성을 회복하려는 데서 찾았다. 그는 “유럽에서도 이제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복지와 세금을 줄여야 한다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나라별로 민간기업 활동을 북돋는 방향으로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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