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소르망 "강대국 되려면 대학교육 바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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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작성일
2007-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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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소르망 "강대국 되려면 대학교육 바로서야"

[연합뉴스 2007-10-04 10:55]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프랑스 출신의 저명한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Guy Sorman) 전 파리대학 교수는 4일 "강대국이 되려면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 소르망 전 교수는 이 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21세기는 여전히 미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며 그 근거로 ▲기업구조조정 등 파괴적 창조가 가능하다는 점 ▲정치와 경제의 완벽한 분리 ▲낮은 세금 ▲노동시장의 유연성 ▲생산량에 비해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는 경제구조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역할 ▲고품질의 대학교육 ▲침체 없는 경기순환 등을 들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잘 굴러가는 가장 큰 이유로 고품질의 대학교육을 꼽으면서 초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학생간, 교수간, 대학간 자유경쟁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중립적 관료제도로 인해 대학교육이 치이면 고품질의 대학교육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대학교육은 경제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학제도는 비싼데도 경쟁력이 있고, 품질이 높기 때문에 전세계 유수 교수와 학생이 몰려들고 있는 반면 유럽은 대학교육이 무료지만 경쟁력과 효율성이 떨어져 대학교육의 민영화를 통한 효율증진과 고등교육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르망은 "오늘날에는 경제학자들이나 정부가 세금이 많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공공지출과 경제의 역동성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케인즈 학파의 영향으로 공공지출을 늘리면 공공수요가 생긴다는 주장이 대세였으나 이제는 세금의 수준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공공지출이 적으면 경제가 역동적이라는 주장이 대세"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을 제외한 유럽은 미국에 경제성장 면에서 뒤지고 있다"면서 "그 결정적 요인은 복지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유럽은 성장을 조금 줄이는 대신 세금을 늘여 복지.공공부문을 강화하는 길을 정치.사회적으로 선탰했다면서 반면 미국은 이같은 결정을 회피했고 그 결과 사회복지를 희생하면서 역동적인 고성장 경제로 갔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세금을 줄이고 성장률을 높이려는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으나 세금을 내린다고 해서 복지수준을 내리면 사람들의 반발이 클 것이기 때문에 그 정도가 클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대변혁을 피하면서도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확대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르망은 중국에 대해 "크기는 크기일 뿐 크다는 게 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중국은 글로벌 브랜드도 없고, 대학교육도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며, 인구의 80%가 경제성장의 열매를 나눠갖지 못하고 있고, 시골.도시간 격차도 크며, 금융.사법제도가 갖춰지지 않아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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