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위기, 국내 은행들에게는 기회

작성자
한국재경신문
작성일
2008-09-17 00:00
조회
3006

월가 위기, 국내 은행들에게는 기회
글로벌한 사고방식과 전략 갖춰야


“한국의 은행들은 오히려 오늘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좋은 위치에 있다”

국제금융연합회(IIF) 찰스 달라라(Charles Dallara) 총재는 17일 한국무역협회와 세계경제연구원이 개최한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에 대해 “금융기관들은 그동안 금융이 주가 아니라 글로벌경제 즉 생산이 주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며 “현재 뉴욕 월가의 많은 금융기관들은 사실 파산이 아니라 고객의 신뢰 상실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금융시장의 위기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사태와 연동되어 있어 더욱 극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는 것.

하지만 그는 “현 금융위기가 지나기까지는 약 9~1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몇몇 금융기관들이 파산했지만 이것이 세계금융시장의 붕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계시장의 여파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이해가 가지만 현상황이 한국경제에 현재 특별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전반에 경제성장이 더뎌진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위기나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20%가 넘고 외환보유고도 2000억달러가 넘는 것을 감안할 때 한국은 타국가에 비해 사정이 나쁘지 않으며, 오히려 월가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잠재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달라라 총재의 평가.

그는 “이번 위기를 아시아태평양의 금융시장, 더 나아가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로 삼을만 하다”며 “글로벌한 사고방식과 전략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달라라 총재는 한국의 정책결정자들이 금융시장의 기반을 개혁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당장의 불안정성보다 중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완화 및 세금감면 등에 대해서는 “매우 환영할만한 결정”이라고 했으며, 국내금융시장의 개방화에 대해서는 한국사회의 개방된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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