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기반 괜찮아…위기 의식 지나쳐 의아"

작성자
중앙일보
작성일
2008-09-18 00:00
조회
3115

"한국 경제 기반 괜찮아…위기 의식 지나쳐 의아"
내한한 국제금융연합회 찰스 달라라 총재



“현재의 금융위기는 앞으로 9~12개월 더 걸릴 것이다.”

국제금융연합회(IIF)의 찰스 달라라(사진) 총재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특별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달라라 총재는 이날 한국무역협회와 세계경제연구원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서울에 와보니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한국의 위기의식이 지나쳐 의아할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수출 증가율이 매년 20%를 웃돌고, 외환보유액도 현재 2000억 달러가 넘는 등 경제기반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가다.

그는 “최악은 이미 지났다. 기업들은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고, 분기별 손실 규모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금융시장이 1920년 이래 가장 큰 고비지만 시장은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게 그의 견해다. 달라라 총재는 “앞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민간 금융기관까지 모니터링하는 새로운 금융시장 모니터제도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그는 미국 월가의 위기는 오히려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더 나아가 세계의 금융 허브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달라라 총재는 “한국 정부는 시장의 단기적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기초체력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에 대해서는 “매우 환영할 만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국제금융연합회는 세계 360여 개 금융기관이 연합해 구성한 금융연구 기관이다. 미국 재무부 차관보, 수석정책자문위원, 차관을 역임한 달라라 총재는 1993년부터 IIF 총재 직을 맡고 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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