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D-5] '오바마의 경제 교사' 볼커, 사공일 위원장 만나

작성자
조선일보
작성일
2010-11-05 00: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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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D-5] '오바마의 경제 교사' 볼커, 사공일 위원장 만나
방현철 기자 banghc@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10.11.06 03:00 / 수정 : 2010.11.06 10:21

볼커… "내년은 G20 언행일치 확인하는 해"
사공일… "각국이 실행할 정책 대안 발표할 것"


1979~1987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지내면서 당시 '각목 소포' 협박까지 받으면서도 엄격한 통화정책을 펼쳐 연 10%가 넘은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았던 폴 볼커(Volcker·83) 미 대통령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이 5일 사공일 GO정상회의 준비위원장과 만났다.

볼커 의장은 사공 위원장과 대담에서 "내년은 G20(주요 20개국)이 (환율갈등 해소, 무역 불균형 완화 등 합의 사항에 대해) 언행일치(言行一致)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 가늠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사공 위원장은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앞으로 3~5년간 각국이 구체적으로 실행할 정책 대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국가 간 정책을 상호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볼커 의장은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미국 경제의 회복이 중요하며,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해선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줄고 다른 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G20을 통한 글로벌 공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공 위원장도 "개별 국가가 독자 행동을 하기보다는 국제 공조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볼커 의장은 "(미국 등은 대규모 적자를 내고 중국 등은 대규모 흑자를 내고 있는) 경상수지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G20에서 환율 제도만 논의해서는 안 된다"며 "각국 재정 정책의 문제는 없는지, 복지나 사회안전망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는 아닌지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고 실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환율문제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 미국 가계가 많은 빚을 내면서 과소비를 해온 것이 경상수지 적자의 주된 요인이므로 이 점에 대한 대안도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공 위원장이 "미국이 6000억달러에 달하는 추가 부양책을 쓴 것에 여러 국가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하자, 볼커 의장은 "이미 저금리인 상태에서 돈을 더 풀어봤자 미국 경제 회복에 큰 효과가 있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도해서 미국 경제를 진흙탕 속에서 빠져나오게 하려는 유혹에 빠지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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