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볼커 “美2차 양적완화 효과 적을 것”

작성자
동아일보
작성일
2010-11-05 00:00
조회
2263
폴 볼커 “美2차 양적완화 효과 적을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지냈던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사진)이 FRB의 통화정책을 비판하면서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조치의 효과도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FRB가 3차 양적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볼커 위원장은 5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현재 FRB의 통화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6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 완화 조치에 대해 “경기부양을 위한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국채시장에 개입해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려 한 것”이라며 “미국은 이미 저금리 상태여서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이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만 자극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오히려 다른 국가들이 (미국 유동성 팽창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RB가 연내 양적 완화 조치를 추가로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FRB의 1차 책임은 자국 내 달러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며 “똑똑한 FRB가 달러를 무한대로 푸는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강연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를 감수하면서 경제 번영을 추구해선 안 된다”며 “기축통화는 하나의 권리이자 막대한 의무이므로 FRB는 그 의무를 잘 이해하고 세계 경제가 달러의 향방에 좌우되는 상황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주도해 대형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볼커룰’에 대해선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했지만 이미 통과된 금융규제 개혁 법안이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