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이사장 서울경제 인터뷰 (2018.08.13)

작성자
세계경제연구원
작성일
2018-08-13 13:09
조회
60

전광우 前 국민연금 공단 이사장 "수익 제대로 못 내는데 돈 더 내라면 따르겠나" 고언

수익률 올릴 고민은 뒷전인데
개선 꺼내니 가입자 화내는 것
기금운용본부 지방 이전으로
투자자·시장과 네트워킹 부족



  • 오현환 기자
  • 2018-08-13 17:54:24
  • 피플


전광우 前 국민연금 공단 이사장 '수익 제대로 못 내는데 돈 더 내라면 따르겠나' 고언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김동호기자
“국민연금 재정개혁은 미래세대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하지만 기금 투자 수익률도 제대로 못 내고 돈만 더 내라고 하면 누가 따르겠느냐는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전광우(사진)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전 금융위원장)은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연금 개혁 문제는 손대면 엄청난 폭발력이 있는 이슈라 잘 관리하지 못하면 실효성 있는 안이 나오기 어렵고 실패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보험료 산정 기본소득 대비 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에 비해 매우 낮고 기준 소득도 최대 468만원으로 한정된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적은 편”이라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미래세대를 위한 연금재정 안정화로 가는 큰 방향은 맞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기금 투자 수익률을 1~2%포인트 올리면 보험료를 올리는 고민은 안 해도 될 정도로 재정확충에 기여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충분히 했느냐, 그것도 안 하고 더 내라고 하면 가입자들이 화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투자를 관리하는 기금운용본부는 현재 총체적 난맥에 빠져 있다.

국민연금기금의 전체 수익률은 지난 2014~2016년까지는 4~5%가량이었고 지난해에는 글로벌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7.26%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5월까지의 수익률은 0.49%, 주식 부문의 경우 -1.18%까지 추락했다. 기금운용을 총괄하는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가 1년 넘게 공석인 상태이고 주식운용실장·대체투자실장 등 실장 자리도 2개나 비어 있다. 기금운용본부가 지난해 상반기 전북 전주로 이전한 후 70명 넘게 기금운용본부를 떠났다. 그나마 남은 사람도 최근 해외투자 경력직원 공채에 나선 한국투자공사(KIC)로 옮겨갈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전 전 이사장은 “당초 국민연금의 지방이전 논의 때 지방을 살리기 위해 제도 관련 기관은 이전하되 기금운용본부는 서울에 남도록 양해가 됐었는데 정치적 고려로 결국 모두 가게 됐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주요 투자자들과 접촉을 많이 해야 하고 시장과의 네트워킹이 잘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공무원연금이 제주로 가고 사학연금은 전남 나주로 갔지만 두 기관의 기금운용본부만큼은 서울에 남아 있듯이, 한국투자공사가 서울에 있듯이 기금운용본부가 금융 부문의 베이스 도시인 서울에 남았어야 했다는 얘기다.

그는 나아가 “증권거래소 본부가 부산에 있지만 서울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어떤 방법이든 기금운용의 애로사항을 극복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결국 지역에 부메랑이 돌아갈 수 있다. 안타깝고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최근 2~3년간 기금운용과 관련해 처벌을 받은 직원들이 적지 않은데 조금 잘못하면 엄청 책임만 지고 굉장히 시달린다.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우수 직원 유치를 위해 보수를 올려줘도 결정적인 조건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도 공무원연금처럼 정부가 지급보장 명문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데는 신중한 의견을 보였다. 현재 공무원연금은 해마다 적자가 나는데 정부의 지급보장으로 이를 메우기 위해 매년 1조~3조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전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국가가 하는 사회보장 시스템이어서 나 몰라라 할 상황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이 암묵적인 보증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지급보증할 경우 국가 부채율 증대에 따른 신인도 문제도 있지만 정부가 보증하니 딴 곳에 더 쓰자고 할 수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수익을 최대한 높여 재정부담을 줄이는 게 바른 방향인데 자칫 정부 보증으로 기금운용을 충실하게 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보장하니 다른 곳에 쓰려 하고 수익률이 떨어져도 큰 게 아니라고 판단하며 어정쩡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현환·서민준기자 hh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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