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원장 "증권→은행은 유니버설 뱅킹 아니다"

작성자
조선일보
작성일
2010-12-02 00: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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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원장 "증권→은행은 유니버설 뱅킹 아니다"
권현진 기자 esprit@chosun.com


 은행으로 출발해 증권업을 겸영하는 것이 적합한 유니버설 뱅킹(Universal Banking)의 유형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은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경제연구원(IGE) 공동 콘퍼런스가 마련한 ‘세계 금융개혁이 아시아 시장에 주는 함의’ 토론 시간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발제자인 탭 바워(Tab Bowers) 맥킨지 도쿄 이사가 최근 은행으로 변신하려 하는 노무라증권의 고민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발언한데 대한 지적으로 출발했다. 김 원장은 독일의 도이치방크를 예로 들면서 유니버설 뱅킹을 “CB를 하는 하에서 IB에 진출한 은행”이라고 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 등 미 금융회사는 엄밀한 의미에서 유니버설 뱅킹이 아닌 전문 뱅킹 시스템에 가깝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뱅커(banker) 입장에서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통한 소비자 편의와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린다는 차원에서 유니버설 뱅킹을 선호하지만, 정책 입안자들은 IB를 CB로부터 분리하는 게 최선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원장은 미국의 볼커 룰(Volker Rule)을 필두로 전 세계적으로 은행업 규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더라도 한국은 오히려 현재의 금융 규제 수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글로벌 금융 규제안은 과잉 투자를 막게 되어 있지만 국내 은행산업에서 최대 리스크(risk)는 급격한 외화 유출입 문제여서 상황이 다르다”고 한 후 “정책 입안자들은 현재의 금융규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7월 발효될 예정인 볼커 룰은 은행의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투자에 제한을 두고 자기계정 거래(prop trading)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탈(脫) 금융위기’ 대안이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특별연설을 맡은 진동수 금융위원장과 개회사를 담당한 류시열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해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 조윤제 서강대 교수, 이종화 고려대 교수, 엘리 리몰로나(Eli Remolona) 국제결제은행(BIS) 아태지역 대표, 최도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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