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커 의장 "美 양적완화, 큰 효과 없을 것..인플레 우려"(종합)

작성자
이데일리
작성일
2010-11-05 00:00
조회
2017
볼커 의장 "美 양적완화, 큰 효과 없을 것..인플레 우려"(종합)
대안없는 상태서 이뤄져..연준, 책임 다해야"
"美 중간선거, 금융개혁에 영향 없을 것"
입력시간 :2010.11.05 10:38


[이데일리 이학선 민재용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인 폴 볼커 미국 대통령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은 5일 "추가양적완화의 취지는 장기금리를 낮게 유지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의도"라며 "그러나 금리가 애초 낮았기 때문에 추가양적완화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볼커 의장은 이날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추가 양적완화가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한 것이지만 경기둔화로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추가 양적완화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을 우려했다.

볼커 의장은 "탄탄한 땅을 딛기(경제회복)위해선 진흙탕을 거쳐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진흙탕을 조금 빨리 벗어나기 위해 인플레라는 유혹을 받아들여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회복은 당장 이뤄지긴 어렵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져야한다"며 "인플레라는 유혹을 받아들이면 경제회복을 위해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연준이 여러 조치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이를 통해 추세적 전환을 이루기에는 부족할 것 같다"며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는 권리의자 의무가 따른다. 연준은 인플레를 야기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볼커 의장의 이런 발언은 연준이 지난 4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6000억달러의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조치를 결정한 것을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은 물가상승 기대를 높여 경제에 심각한 해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볼커 의장은 지난 1980년대 미 연준 의장으로 재임시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인플레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세계경제의 동반 회복을 위해서는 미국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볼커 의장은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려고 노력할 때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국가들도 경상수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G20 정상회의서 환율 제도 등 해법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정상들 간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재정적자가 줄어들면 다른 국가의 경상수지 흑자폭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러조치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커 의장은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과 관련해 "디플레를 막고 개혁을 추진했지만 그 결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만이 있었고 그 결가가 나타난 것"이라며 "그러나 중간선거 결과가 이미 법안이 통과된 금융개혁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커 의장은 예금취급기관이나 그 지배회사의 자기매매 및 헤지펀드 등에 대한 지분취득과 경영지배를 금지하는 이른바 `볼커룰`을 입안했다. 그는 "규제는 최소화하면 좋다는 철학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힘을 얻을 순 없을 것"이라며 "상업은행들이 투기적 거래를 하도록 내버려둬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납세자들이 낸 세금으로 상업은행들의 투기행위를 보전해줘선 안된다"며 "대마불사를 이유로 실패한 대형금융기관을 정부가 떠안는 일이 더이상 벌어져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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