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잃어버린 10년 직면"

작성자
조선일보
작성일
2010-10-15 00: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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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잃어버린 10년 직면"

이새누리 조선경제i 기자 newworld@chosun.com
입력 : 2010.10.15 23:36

손성원 교수 세계경제 진단
한국 금리동결 적절 당분간 출구전략 안 돼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15일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을 넘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침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 교수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 초청으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조찬 강연을 한 뒤, 본지와 만나 "일본, 유럽, 미국이 장기침체의 위험권에 들어 있는 세 지역인데, 일본은 이미 진행 중이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이미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디플레이션 자체도 문제지만 디플레이션 심리가 확산되면 '값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미국 웰스파고은행의 수석 부행장을 거쳐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미은행장을 지낸 금융인이자, 월스트리트 저널이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톱5 이코노미스트'에 두 번 이름을 올린 적이 있는 저명한 경제 분석가다. 손 교수는 세계 경제 대국들이 긴 침체의 터널로 들어서면 우리나라도 그 여파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큰 바다라면 한국 경제는 배 한척에 해당한다"고 표현하면서 "앞으로 세계 경제가 잃어버린 10년에 빠진다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은행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했다고 손 교수는 평가했다. 환율전쟁이 전 세계 화두로 떠오른 마당에 금리를 올렸다가는 자칫 성장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당분간 출구전략을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밝혔다.

한편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간 패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환율전쟁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는 이상 막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위안화 절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환율전쟁은 해결될 수 없다"면서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라는 이름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다른 회원국이나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중국을 압박해야 중국이 구체적인 행동(위안화 절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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