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후 세계금융질서 재편'도마위'···우리만의 '금융규제' 해법은

작성자
SBSCNBC
작성일
2010-12-02 00:00
조회
2385
위기후 세계금융질서 재편'도마위'···우리만의 '금융규제' 해법은


<앵커>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 ,IMF와 금융안정위원회, FSB 등과 협조해 개혁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한 있는데요.

세계금융질서 어떻게 재편이 되고 또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전히 불투명한게 사실입니다. 윤경원 기자가 IMF 공동으로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세계 금융질서’포럼에 다녀왔습니다. 윤 기자! 국내외 전문가들이 많이 참석한 것으로 아는데 어떤 말들이 오갔나요?


<기자>
사실 북한의 도발로 연평도에 모든 시선이 집중돼 있지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글로벌 금융시장 질서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포럼 참석자 중 최도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최 위원은 자산가격 버블에 주목했습니다. 풍부한 유동성과 값싼 신용으로 인해 버블은 자연스레 생겨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버블에 몇 % 근접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최근 자본유입과 저금리 지속으로 버블 조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버블을 막기 위해 유동성 증가를 억제할 필요가 있고 금리 인상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인터뷰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최도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 금리가 자산버블이 생성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서 회의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버냉키나 그린스펀 모두 금리로 자산버블을 막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차라리 건전성 규제를 통해서 자산가격이 도가 넘치게 오르는 걸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자산버블이 한번 무너졌을때 그것의 후폭풍,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자산버블이 생기지 않게 해야겠다는 정책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자산버블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금리를 가지고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통화당국에서는 그것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경제보좌관으로 일하다 미국 프린스턴대로 돌아간 신현송 교수는 지난친 자본 유입에 따른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은행세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신현송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 은행세는 경기가 호황일 때, 즉 비핵심자산이 가장 많을 경우에 심하게 징수합니다. 이 세금은 정치적·경제적인 압력으로부터 규제기관을 보호하는 도구로 사용이 될 것입니다. 정치·경제적인 문제 또한 완화시킬 겁니다. 경제 전체 사이클에 있어서 하나의 세율이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비핵심자산만을 타겟으로 삼으면서 은행세는 금융제도의 핵심 기능인 '중개' 역할을 남겨 놓게 됩니다. 펀딩(자금지원)을 받아야 하는 가계나 기업들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은행세에 반대하는 쪽의 의견은, 은행세가 자금 조달의 비용을 상승시킬 거라고 하는데 이런 주장은 이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별다른 증거가 없는 말입니다. 모든 증거들은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의 진폭을 줄여준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피크에서 떨어지고, 또 디레버리징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신교수는 은행세가 시장의 과열을 막고 침체된 경기를 안정시킬 수 있으며 또 부가적인 수익을 통해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금융위기를 초래한 대형금융기관들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는 게 필요하지만 나라별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세계적 규모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아직 없기 때문에 파생상품 투자 등 업무를 제한하는‘볼커 롤’과 같은 규제는 금융기관의 성장을 막을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 볼커 롤은 지급결제를 책임지고 있고 예금자 보호의 대상이 되는 일반적인 상업은행이 수신으로부터 받은 금액을 가지고 위험이 높은데 투자하고 트레이딩 하고 이런 걸 막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원칙적으로 굉장히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즈니스 하는 입장에서본다면 특히 대한민국과 같이 금융산업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다면 너무 운신의 폭을 좁혀놓으면 금융산업 발전에 지장을 받게 되거든요.

따라서 저는 한국에 이것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상업은행,일반적인 은행 안에서 위험있는 일을 맡는 것은 옳지만 예를 들어 지주회사 형태를 통해서 그다음 자회사 형태를 통해서 별도의 법인에서 상업은행 업무 그리고 투자은행 업무를 같이 하는 것은 저는 한국에는 아주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너무나 화학적으로 합해져서 하나의 법인실체 내에서 융합이 되고 복잡하게 혼합되는 것은 막아야겠지만 별도의 실체, 법인을 통해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허용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 이후 규제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금융선진국이 아닌 우리나라로서는 규제와 함께 성장도 함께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자본유출입 문제만 해도 언제든 상황이 변할 수 있는 만큼 지금 해외 자본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고 규제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외국 금융기관 인수 등 해외 투자 활성화를 통해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나라에 맞는 금융시스템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www.SBSCN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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