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내무역 60%..금융 통합은 느려"

작성자
연합뉴스
작성일
2006-09-12 00: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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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역내무역 60%..금융 통합은 느려"

[연합뉴스 2006-09-12 10:43]

사카키바라 "한.중.일 FTA 서둘러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미스터 엔'으로 알려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현 와세다대 교수)은 12일 동아시아 지역 경제 통합이 무역 등 실물 부문에서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금융.통화 관련 제도 통합 작업은 매우 더디다고 지적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한.중.일과 아세안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역내 무역 의존율은 현재 55%에 이른다"며 "이 추세 대로라면 앞으로 4~5년안에 60%를 넘어서고 10년안에 유럽연합(EU) 수준인 6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서로 다른 발전 단계에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미 노동 분업을 통해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 성공적으로 '수직적' 통합을 이뤘고 향후 각국 중산층의 가치관 및 생활양식이 비슷해지면서 거대한 통합 시장을 형성, 이 지역이 생산과 소비 두 측면에서 모두 명실상부한 세계 경제 중심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그는 "제도적 통합의 경우 아시아가 EU 등과 비교해 대단히 뒤져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 지역의 통화.금융 통합 논의를 소개했다.

외환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아세안+3(한중일)는 지난 2001년 유사시에 대비, 통화 스왑 체제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발표했고 최근에는 양자 스왑에서 확대된 다자간 스왑을 추진하고 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이들이 전체 3조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의 5%를 따로 떼어 서로 증권시장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공동 관리하는 체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이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가 꾸준히 아시아 채권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 그동안 중국 위안화, 필리핀 페소 표시 채권 등의 발행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그 결과 외환위기 당시 전체 GDP의 16.5%에 불과했던 동아시아 채권시장(일본 제외) 규모는 지난해 48%까지 커졌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현재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는 아시아 통화 통합도 30년 이상 긴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궁극적으로 이 지역 무역.투자 통합과 더불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불완전한 중국 금융제도 등을 아시아 통화 통합의 주요 걸림돌로 꼽고, 아시아 공통 통화(ACU)의 초기 단계로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이 아시아 각국 통화를 합의된 비중으로 바스켓을 구성, 이를 토대로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중.일 동북아 자유무역협정(FTA) 가능성에 대해 "FTA가 지역 경제 통합을 가속화할 것이므로 적극 추진해야한다"며 "문제가 되는 한국과 일본의 농업은 보다 경쟁력을 갖춘 고품질 농산물 생산으로 어려움을 극복해야한다"고 주장했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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