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찌거 世銀 부총재 “실업급여 연장ㆍ취약층 현금이전”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00-02-24 00:00
조회
2392
라이프찌거 世銀부총재“실업급여 연장ㆍ취약층 현금이전”


대니 라이프찌거 세계은행 부총재는 최근의 금융?경제위기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한국의 취업난 및 높아지는 실업률과 관련, “3~6개월의 실업급여는 현재의 실업고통을 충분히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급기간이 연장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경제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절대 빈곤층에 대해 현금 이전(cash transfer)을 통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프찌거 부총재는 2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에서 ‘세계금융위기가 개도국에 미치는 여파와 우리의 대응’ 이란 연설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최근의 위기에 대해 “선진국들이 신뢰 위기를 가져와 동시적인 불황을 겪고 있다”고 진단하고 “아직까지 최악의 사태는 아니며, 앞으로 개발도상국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을 개도국으로 보지는 않지만 세계 여러나라들의 무역이 줄어들면서 한국도 여러가지 어려움에 당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프찌거 부총재는 “세계 각국이 구제금융을 위해 투입한 금액이 전체 GDP의 1.4%에 해당하고 미국은 2%를 차지하지만 이런 부양책들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각국은 (이러한 자금투입에도) 지속가능한 부채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선 (자금투입을 통한) 부양정책들이 단기간에 마무리되고 (부채도) 회복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몇몇 국가들이 시행하는 감세 정책에 대해 “다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경제 회복 시기에 대해 “(이전의 경기침체에서 회복까지 걸린) 평균(기간)보다는 회복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고 바닥을 언제 칠지 모른다”며 “각국의 여러가지 구제안이 통과되면 올해말 쯤 최소한의 회복이 있고, 2010년도에 전반적인 회복이 될 것이라는 것이 현재 형성된 공감대”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회복을 위한 조언으로 라이프찌거 부총재는 “단기적으로 현재의 이슈는 속도이며, 얼마나 총수요를 빨리 창출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걸낮는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역량 보충을 통해 다음 세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회복에 대비한 포지셔닝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수출을 다변화하고 녹색사업에 투자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세계은행은 빈곤퇴치에 관심이 많다”며 “아프리카 국가들은 빈곤수치가 높고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원조가 필요한데 지금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4월 2일에 있을 G-20 정상회담에서 국제공조에 대한 성명서를 낸다면 이들 국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연 기자/jyjeong@heraldm.com 대니 라이프찌거 세계은행 부총재가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세계 금융위기가 개도국에 미치는 여파와 우리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am.com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