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장률 올리려면 노동시장 개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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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작성일
2007-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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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장률 올리려면 노동시장 개방해야"

[연합뉴스 2007-12-14 10:32]

앤 크루거 前 IMF 부총재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앤 크루거 전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14일 "한국은 노동시장에 많은 규제가 있어서 노동지표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면서 "노동시장을 개방하고 유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날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가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한국의 세계화 전략'이라는 주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연 특별강연에서 "한국 같은 소규모 경제는 노동시장을 개방하고 유연성을 높였을 때 득을 볼 수 있고, 잠재성장률을 더욱 올릴 수 있다"면서 "한국은 청년실업이 많이 늘고 있는데, 직업훈련 등을 시키고 취업에 장애물이 되는 것을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화의 열매를 가장 많이 누린 나라임에도 아직도 많은 보호주의가 있고, 도하라운드 등 다자제도에 대한 충분한 지지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역이 얼마나 이득이 되는 것인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으로, 사실 한국 같은 나라는 세계무역기구나 세계화에 있어 지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제발전에 대해 "초기에 한국이 급속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지만, 정책입안자들이 그같은 정부의 지원이 정당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궤도를 수정, 무역과 자본시장을 개방해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한국정부가 농업에 대해 시장개방 이후에도 보조금을 주고 있는 것과 관련, "정부는 어떤 산업을 지원할 것이냐 결정하는 데 있어서 좋은 결정을 못 내린다"면서 "정부의 역할은 규제의 틀을 잘 마련해놓고 경쟁을 도모하는 것인데, 특정산업에 혜택을 주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도 정부가 HDTV산업을 도와줬는데, 정부가 도와주지 않았던 미국에 밀렸다"면서 "어느 산업을 지정해서 혜택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세계화가 소득분배를 악화시켜 빈국들의 행복지수가 더 높다는 지적에 대해 "빈국들이 행복지수가 더 높은 것은 수수께끼"라며 "빈국들이 더 행복하다고 인도나 필리핀으로 이민 갈 사람이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아시아로의 지속적인 자산유입으로 인한 자산버블 붕괴 가능성에 대해 "세계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모든 것이 연결돼 있는게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투명성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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