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놀라운 성과 2~3년간 지속될 것”

작성자
중앙일보
작성일
2011-01-27 00:00
조회
2000
“한국의 놀라운 성과 2~3년간 지속될 것”
[선임기자가 만난 사람] ‘예측의 사나이’ 사이나이, 세계·한국경제 미래를 말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경제예측 기관들은 경기 전망이 번번이 빗나가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와중에 세계적인 경기예측 전문가인 앨런 사이나이 박사가 내한해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미래상을 내보였다. 지난 20일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 초청으로 가진 특별강연에서다. 강연 이후 경기예측의 근거와 어려움에 관해 들어봤다.

-한국이 올해 5%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낙관하는 근거가 뭔가.

 “한국과 아시아지역 국가들은 최근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 성장률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의 이러한 성장세는 앞으로 2~3년간 지속할 것이다. 특히 아시아지역의 활발한 역내 무역 및 연관된 산업의 호황 또한 다른 기관보다 높은 성장률을 예측한 근거가 됐다.”

 -한국 정부는 5% 성장률이 예측치가 아니라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한다. 이런 정책의지가 경기예측에 영향을 주나.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의지는 다양한 경로로 시장에 영향을 준다. 우리는 이 같은 요인을 경제예측 모델에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 한국정부가 올해 5% 성장률을 목표로 삼은 것은 전망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일 수도 있지만 정책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제시한 5% 성장률은 최선을 다해 예측한 전망치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경제예측에 어려움을 더했다. 경기 전망에 대한 일반의 불신도 늘어났다. 특히 통상적인 경기예측 모델로는 경제위기를 짚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에 누리엘 루비니 교수나 로버트 실러 교수는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나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위기 발생의 가능성과 경기침체를 예측했다. 또 경기회복 시점도 예측했다. 사실 경기예측과 전망은 매우 어렵고 부정확한 일이다. 따라서 대중은 경기예측에 정확성을 기대해선 안 된다. 나는 과거 20년간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해왔다고 자부하지만 정확한 숫자를 꼭 짚어낸 것은 아니다. 어떤 예측기관도 정확한 숫자를 맞힐 수 있다고 장담해선 안 된다. 특정한 수치를 예측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 과학은 일정한 범위와 방향을 예상하는 것이다. 그것도 항상 의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좋은 예측과 나쁜 예측 구별은.

 “좋은 의사와 나쁜 의사를 가리는 것처럼 과거에 축적된 실적과 그에 따른 평판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다만 경기예측 전문가의 예측이 틀리면 돈을 잃는 데 그치지만 의사의 판단이 틀리면 환자는 죽는다. 과학적 예측과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경기예측 전문가는 정확한 해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 라 최선을 다해 예측하고 그 결과에 따라 평가를 받을 뿐이다.”

 -한국은 지금 급속한 노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과도한 복지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이런 요인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어떤 정부든 복지지출에는 신중해야 한다. 과도한 복지지출은 재정적자와 정부부채의 증가를 초래하고 미래의 성장 잠재력을 잠식한다. 역사적으로 이 같은 지출의 효율은 매우 낮았다. 정부지출에 대한 효율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대중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정부가 모든 것을 다 해주리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 그 폐해는 일본과 미국, 그리스의 사례가 여실히 보여준다.”

글=김종수 국제경제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아시아 역동성 두드러져

[세계경제]  아시아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지역이 앞으로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 미국은 확장국면에 들어섰고 캐나다도 4%의 안정성장이 기대된다. 남미국가들도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고 러시아와 동유럽권 국가들도 비교적 선전할 것이다. 유럽은 독일과 프랑스·영국 등이 회복기를 맞고 있으나 아직 확장국면에 들어서진 못했고 재정위기 국가들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더블딥 가능성 극히 작아

[미국경제]  미국경제는 지난해 6월 반등해 4분기부터 확장국면에 들어섰다. 일단 확장국면에 접어들면 웬만한 충격에도 쉽게 후퇴하지 않는다. 미국경제가 더블딥이나 새로운 침체국면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극히 작다. 미국경제는 올해 3% 이상, 내년에는 3.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정부는 더 빠른 성장과 낮은 실업률을 달성하려는 정책의지가 강하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시행 중인 2차 양적 완화(장기국채 매입을 통한 직접 통화공급)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주식·금 투자 계속 유망

[금융시장]  선진국들의 낮은 성장과 통화 증발은 결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나타날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는 올해 약 10%가량 절상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국가들은 또한 국내 인플레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과 환율 절상이 불가피할 것이다. 환율 절상이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겠지만 높은 역내 교역 비중을 감안하면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 선진국으로부터 신흥국, 특히 아시아지역으로의 자금유입은 계속될 것이다.

유로존 재정위기 지속

[위험요소]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다. 유로화의 약세는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수출경쟁력에 상당한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 중국의 연착륙 여부가 주목된다. 중국은 인플레 억제를 위해 긴축정책을 펴겠지만 과도한 경기위축은 피하려 할 것이다. 과거보다는 빠른 위안화 절상을 허용하겠지만 급속한 절상은 없을 것이다. 원유 등 원자재값 상승도 걱정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면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

◆앨런 사이나이 박사=전 세계 300여 곳에 경제예측과 투자자문, 경제정보를 제공하는 컨설팅회사인 디시전 이코노믹스사(DE)의 회장이자 최고경제 분석가다. 1971년 데이터 리소스사(DRI)에서 경제예측 모델을 공동개발한 이래 40여 년간 주요 기관에서 세계적인 경기예측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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