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국내 자산거품 키울 수도”...

작성자
경향신문
작성일
2010-12-02 00: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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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가 국내 자산거품 키울 수도”
ㆍ최도성 한은 금통위원


최도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지나치게 낮은 기준금리가 국내 자산거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2일 세계경제연구원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자산 거품이 발생하는 데는 두 가지 뚜렷한 공통 요인이 있다”며 “하나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과도한 자본 유입”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은 “낮은 기준금리의 완화적 통화정책 아래에서 신용대출이 쉬워지고 레버리지(차입)가 많아지면 자산거품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아일랜드, 미국, 일본 등의 자산거품 과정에는 신용팽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용팽창 뒤에는 공통적으로 저금리가 한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금융지표들을 보면 저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신용대출이 쉽고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며 “자산거품이 발생할 수 있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산거품이 꺼지면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실업이 늘어나는 등 부정적인 문제가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자산거품 문제는 중앙은행이나 감독당국이 거시 건전성 정책으로 해결할 수도 있지만 ‘크레디트 갭’(신용 격차)도 기준금리 결정에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은 지난 10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당시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저금리 지속으로 경제주체들의 위험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완화되면서 부채가 늘어나고 투기적인 투자와 소비의 발생 우려가 높다”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제때 하지 못하는 정책실기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희연 기자 egghee@kyunghyang.com>
입력 : 2010-12-02 21:22:09ㅣ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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