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이사장 이데일리 인터뷰 (2017.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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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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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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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 코리아] "각자도생 시대, 경제원칙 충실해야"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
입력시간 | 2017-01-22 01:23
[대담 이민주 이데일리 IB마켓부장 겸 기획취재부장. 정리 장순원 기자]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는 트럼프 미국 정부의 등장은 보호 무역의 강화를 불러 올 것이다. 한국은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부문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연세대 석좌교수)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대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트럼프노믹스에 취약하다”며 “정부와 당국은 포퓰리즘의 유혹을 떨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 체질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식 ‘힘의 외교’는 미국과 중국같의 긴장관계를 심화시키면서 한반도 정세의 역학관계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질서는 힘이 없으면 도태되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파적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국가 미래를 생각하고 국가시스템 개조하는데 정치권에서도 적극적 동참해야 변화를 희망하는 국민의 뜻에 부합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로 가면 더 큰 혼란과 불안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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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우 초대 금융 위원장

◇‘단임제’ 정치 시스템 개혁 시급…공직자 “국익에 부합” 원칙 지켜야

전 위원장은 트럼프 시대의 등장과 탄핵 위기를 우리 사회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가장 먼저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 대통령 단임제는 정책 연속성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고 임기 말 반복하는 레임덕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다.

전 위원장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이전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규제 완화 정책을 들었다. 당시는 경제 민주화가 화두였던 시기다. 산업자본이 은행의 주인이 되면 은행을 사금고화할 수 있다는 인식 탓에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타깃이 돼 되레 규제가 강화했다는 것이다. 같은 보수정권인 박근혜 정부조차도 전임정부의 규제완화책에 손을 댔다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는 “오너십이 확실한 알리페이나 아마존이 그런 모습(사금고화하는 부작용)을 보이냐”면서 “외국은 정보통신(ICT) 기업이 핀테크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도 IT가 중심이 되고 거기에 금융기능을 탑재해야 비행기(인터넷은행)가 제대로 뜰 수 있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내각책임제보다는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우리 정치문화를 고려했을 때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내각책임제는 국회의원의 책임이 무거운데 이런 시스템이 정치분야에 전반적으로 뿌리내린 사회가 아니라면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일본도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하기 이전 20년간 총리가 16번이나 바뀔 정도였다”면서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보면 국회의원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우리가 내각제를 적용하면 정치환경의 불안정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단임제에서) 대통령은 임기 반부로 가면 자연스레 힘도 빠지고 정권 창출에 도움을 준 사람을 챙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면서 “중임제를 도입하면 중간평가를 받을 수 있고 긴 흐름에서 정책을 펼칠 수 있어 단임제의 문제점을 상당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최순실 사태가 터진 이후 드러난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공무원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수석이나 장관이 국익에 부합하고 국민에 가장 필요한 일을 한다는 소명의식으로 대통령을을 보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칙에서 벗어난 지시를 받으면 옷 벗을 각오로 직언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대통령의 뜻을 앞세워 기업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사실에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초기 경험을 예로 들며 “금융위원장 재직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라 대통령과 독대도 자주했다”면서 “이 대통령은 소신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또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교통정리를 해주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견이 달라도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1차적으로는 대통령 책임”이라면서도 “밑에서 일한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석이나 장관, 친박 가운데 내 잘못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서 “(대통령이) 시켜서 했다는 얘기가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 경제 살리기에 올인…기업 친화적 경영환경 필수적

전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우리 경제의 미래가 녹록지 않다는 점을 걱정했다. 그는 “파도가 강해도 엔진이 살아 있으면 버틸 수 있는데, 엔진이 꺼지면 답이 없다”면서 경제살리기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 경제가 3년 연속 2%대 성장에 그쳤다”면서 “외환위기 때도 겪어보지 못한 성장률”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국내외 경제연구기관은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결국 성장률을 높이려면 기업친화적 경영환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경제살리기의 중심은 기업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전광우 초대 금융 위원장
그는 “법인세를 포함해 세제를 안정화하고 노동개혁을 중심으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기업을 국내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금부담을 낮춰 기업을 끌어들이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를 현 35%에서 15%까지 파격적으로 낮추겠다고 얘길 한다”면서 “해외로 나간 미국 기업을 불러들이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임금이나 노조활동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준비를 해놓고 기업에 투자를 확대하라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공산국가인 베트남도 우리보다는 기업 친화적”이라고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규제도 과감히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 위원장은 “기업은 스스로 뛰도록 놓아두면 알아서 먹거리를 발굴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산업정책을 이끌던 시대는 갔다. 기업이 창의적이며 혁신적으로 뛸 수 있도록 규제나 세제정책을 통해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정부는 산업정책 같은 큰 그림을 그리면서 한계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같은 당면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한계기업 비중은 중국과 일본 같은 경쟁국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편”이라면서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곳은 과감히 수술을 해야 하는데 부족했다”라고 평가했다.

전 위원장은 법인세를 낮추면 재정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율은 낮추고 세원은 확대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가 살아나면 걷히는 세금도 늘어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증세가 필요하다면 면제나 공제의 범위가 큰 상속세를 손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조조정을 촉진하려면 든든한 사회안전망이 필수적”이라면서 “재정건전성이 중요하지만 구조조정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용 재정지출은 투자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나누기 필요‥실패 용인하는 문화 절실

청년 실업과 교육 문제로 얘기가 이어지자 그는 “공직에 몸담았던 기성세대로서 우선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어려운 시기를 버티면 분명히 기회가 올 것”면서 “결국 기업이 살고 경제에 활력이 돌아야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가고 싶은 일자리가 제한돼 당장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업을 늘리려면 일자리를 만들거나 나누던지 하는 방법이 있는데, 일자리 나누기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교육시스템도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방식으로는 4차산업혁명과 글롭러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핵심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잠재력을 살려주는 방향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

전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으려면 과학과 수학능력을 갖춘 인재가 많이 필요하다”면서 “암기식 교육환경에서는 어림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기초분야에 더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전 위원장은 또 “우리 아이들도 잠재력이 충분한데 왜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같은 인물이 안나올 까 하는 고민을 자주 한다”면서 “실패를 용인하는 교육이나 문화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 창조기업 중 차고에서 시작한 곳이 많다”면서 “차고는 미국 어린이의 놀이터이면서 동시에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창조의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을 뱅뱅 돈다”면서 “창의성도 머리의 여유가 있어야 나올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배출한 민족인 유대인은 자녀들에게 오늘 학교에 가서 어떤 다른 질문을 했느냐고 묻는다”면서 “새로운 사고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데서 출발한다. 획일적인 틀을 주입하려 말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고 엉뚱한 행동을 격려하는 게 길게봐서 도움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은 누구?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은 민관을 두루 거친 대표 ‘국제 금융통’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를 역임하며 12년간 세계은행(World Bank) 수석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국제금융센터 소장, 우리금융그룹 부회장,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등을 거친 뒤 2008년 민간출신 첫 금융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듬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옮겨 3년 반을 재직했다. 자산 400조원을 관리하는 세계 3대 연기금의 하나인 국민연금공단의 이사장으로서 그는 기금운용의 패러다임을 새로 구축하고 역대 최고의 실적으로 국민연금의 신뢰와 글로벌위상을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임중이다.

▲1949년 서울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미국 인디애나대 경제학 박사▲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우리금융그룹 부회장▲초대 금융위원장▲국민연금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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